마쓰모토를 이른 아침 떠나 나라이주쿠의 빈 골목을 걷고, 마고메에서 쓰마고까지 나카센도 옛길 8km를 숲과 계류, 매미 소리와 함께 내려 걸은 하루. 여름의 더위를 나무 그늘로 견디며, 역참 찻집에서 잠시 쉬어 가는 이야기.
아직 어두운 시간에 알람이 울렸다. 기소의 옛길을 걸으려면 아침을 통째로 써야 한다. 마쓰모토역에서 상행 열차에 오르니, 차창이 점점 산으로 채워졌다.
나라이역에 내렸을 때, 마을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나라이주쿠 — 나카센도에서 가장 길다는 역참. 상점의 덧문은 대부분 닫혀 있고, 처마 아래로 이어지는 긴 골목에는 나와 물길 소리뿐이었다. 이 시간의 옛 마을은, 사람이 채우기 전의 얼굴을 보여 준다. 나는 그 얼굴을 보려고 일찍 온 것이다. (나라이 아침 산책 → 나라이주쿠 아침 골목 셀프 산책)

나라이에서 열차와 버스를 갈아타 마고메로 향했다. 옛길은 마고메에서 쓰마고 방향으로 걷는 편이 완만하다고 들었다. 고갯마루에서 아래로, 약 8km. 짐은 숙소에 맡기고 물과 우비만 챙겼다. 여름 산길은 언제 소나기가 지날지 모른다. (옛길 하이킹 정보 → 나카센도 마고메-쓰마고 옛길 하이킹 투어, 295,800원)
마고메의 돌길을 벗어나자 곧 숲이 시작됐다. 삼나무 사이로 볕이 조각조각 떨어지고, 길 옆으로 계류가 따라 흐른다. 매미 소리가 숲 전체를 채우다가, 물소리에 잠시 자리를 내주고, 다시 차오른다. 더운 날인데도 나무 그늘 아래는 서늘했다. 나는 자주 멈춰 섰다. 걷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 소리들 안에 있는 게 목적이었으니까.

길 중간, 250년을 이어 온 다테바 찻집(立場茶屋)에서 쉬었다. 지금도 무료 휴게소로 남아, 여행자에게 차 한 잔을 그저 내준다. 땀이 식은 몸에 그 온기가 뜻밖에 다정해서, 나는 감사의 마음만 작은 함에 넣었다. 마루에 앉아 지나온 숲을 돌아보는 동안, 다른 걷는 이가 하나 지나가고, 다시 조용해졌다. (옛길 역참 찻집 → 이치코쿠토치 다테바 찻집 휴식)

쓰마고주쿠에 닿았을 때는 한낮이었다. 검게 윤이 나는 목조 거리, 전선 하나 보이지 않게 지켜 온 마을. 나는 물통을 다 비운 채, 다리에 남은 옛길의 감각을 확인하듯 천천히 걸었다. 여름의 나카센도는, 더위마저 걷기의 일부로 만들어 버린다.
마쓰모토로 돌아가는 열차에서 금세 잠이 들었다. 창밖으로 다시 산이 흘렀고, 종아리가 기분 좋게 뻐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