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 한 잔 — 마쓰모토의 커피와 공예, 여름 아침 1
지민지민

떠나기 전 한 잔 — 마쓰모토의 커피와 공예, 여름 아침

마쓰모토를 떠나는 셋째 날 아침. 시오리비 북카페에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열고, 마쓰모토 민예의 손맛을 더듬어 작은 그릇 하나를 여행의 매듭으로 고른 이야기. 서두르지 않고 닫는 여름 여행의 끝.

여행의 마지막 아침은 늘 조금 아쉽고, 그래서 더 천천히 움직이게 된다. 짐을 꾸려 프런트에 맡기고, 나는 커피부터 마시러 나섰다.

시오리비(栞日). 오래된 건물을 고쳐 만든 북카페다. 문을 열면 종이와 커피 냄새가 섞여 있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 옆으로 책들이 낮게 쌓여 있다. 창가에 앉아 핸드드립 한 잔을 시켰다. 여름 아침의 빛이 책장 모서리에 걸리는 걸 보면서, 어제 걸은 옛길을 천천히 되짚었다. 커피 한 잔이 9,500원. 떠나는 날 아침에 이런 자리가 있다는 건, 그 도시를 다시 오고 싶게 만든다. (시오리비 → 시오리비 북카페 아침 커피)

책장 사이, 여름 아침의 핸드드립

마쓰모토는 오래전부터 공예의 도시였다. 커피를 비우고, 나는 민예의 손맛을 보러 걸었다. 두툼한 유약의 그릇, 손에 감기는 나무 숟가락, 무늬 없이 정직한 살림살이들. 화려하지 않아서 오래 곁에 둘 수 있는 물건들이다. (마쓰모토 민예·공예 → 마쓰모토 민예관·민예 공예 산책, 4,700원)

마쓰모토 민예의 그릇과 나무 살림

나는 작은 그릇 하나를 골랐다. 여행에서 무언가를 사는 일은 드문데, 이번엔 손이 먼저 움직였다. 매일 아침 이 그릇에 무언가를 담을 때마다, 서늘했던 사흘과 옛길의 매미 소리가 잠깐씩 돌아올 것이다. 여행은 그렇게, 물건 하나에 접혀 집까지 따라온다.

여행의 매듭으로 고른 작은 그릇

마쓰모토역으로 걸으며, 나카마치의 흰 벽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았다. 특급 아즈사가 도쿄로 향하는 동안, 창밖의 산이 다시 도시로 바뀌어 갔다. 더위 속으로 돌아가는 길인데도, 이상하게 서늘한 마음이었다. 좋은 여행은 끝나도 한동안 몸에 온도를 남긴다.

다음 여름에도, 나는 아마 이 고원의 아침 골목을 떠올릴 것이다.

#마쓰모토#커피#북카페#공예#민예#여름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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