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를 향해 열린 창가에서 아침 커피로 시작한 마지막 날. 혼도리 아케이드 상점가의 오래된 킷사텐과 아이스커피, 다시 걷는 문학의 길. 무언가를 더 보태지 않고 조용히 여행을 닫는, 오노미치 2박 3일의 마지막 기록.
마지막 아침은 서두르지 않았다. 체크아웃 전, 항구를 향해 열린 창가에 앉아 커피를 한 잔 내렸다. ONOMICHI U2의 로비는 자전거가 드나드는 곳이라, 아침에도 낮은 소음이 있다. 바퀴 굴러가는 소리, 체인 감기는 소리. 그 조용한 분주함이 여행의 마지막 아침과 이상하게 잘 어울렸다. (숙소 → HOTEL CYCLE ONOMICHI U2 Standard Twin)

짐을 맡기고 혼도리 아케이드로 걸었다. 지붕이 덮인 오래된 상점가는 한여름 낮의 볕을 걸러 주어, 걷기에 알맞은 그늘을 만든다. 셔터에 손그림이 그려진 가게, 몇 대째 이어 온 문구점, 낡은 간판들. 관광을 위해 꾸며진 거리가 아니라, 이 도시 사람들이 실제로 오가는 길이라는 점이 좋았다.
중간에 오래된 킷사텐 한 곳에 들어가 아이스커피를 시켰다. 유리잔에 얼음이 부딪는 소리, 천천히 도는 선풍기, 벽에 붙은 빛바랜 메뉴. 나는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여행을 온다. 무언가를 봐야 한다는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고, 그저 한 잔이 비는 동안 창밖의 상점가를 바라보는 시간.

상점가를 빠져나와 다시 문학의 길로 접어들었다. 첫날 언덕에서 내려오며 지났던 길을, 마지막 날엔 아래에서 위로 조금만 올라가 본다. 돌에 새겨진 문장들은 여전히 다 읽지 못했지만, 이번엔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도시 하나를 온전히 아는 일은 애초에 사흘로는 불가능하고, 오노미치는 다 알기보다 다시 오고 싶은 도시에 가깝다.
언덕을 배경으로 마지막으로 수로를 바라보았다. 건너편 섬, 그 사이를 지나는 배, 계단 위 어딘가에서 낮잠 자고 있을 고양이들. 다음에 온다면, 이번에 지나쳤던 사찰들을 천천히 돌고 사이조의 사케 한 잔을 곁들이는 하루를 더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종일 코스도 이미 정리되어 있으니(181,155원), 아껴 두는 편이 좋겠다. (사찰·사케 투어 → 1-Day Tour: Onomichi Temples Exploration & Saijo Sake Tasting)

오노미치역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고 아무 데도 서두르지 않았다. 언덕과 계단, 5분짜리 배, 그늘진 상점가. 이 도시가 내게 준 것은 특별한 장면이 아니라 특별한 속도였다. 다음 도시로 향하는 열차에 오르며, 여름의 오노미치를 그 느린 리듬째로 접어 넣었다.